한글 도입 15년 인니 찌아찌아족…"전통언어 보존위한 특별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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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도입 15년 인니 찌아찌아족…"전통언어 보존위한 특별도구"
초중고서 한글로 교육…거리·정부기관 곳곳 한글 표기
중부술라웨시주 바우바우시의 카르야바루 시장 버스 정류장에 달린 한글 간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용에 대해 "한글이 찌아찌아족 전통 언어를 보존하기 위한 특별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AFP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부술라웨시주 바우바우시에는 약 8만명의 찌아찌아족이 살고 있으며 이들이 사용하는 찌아찌아어에는 고유 문자가 없다. 로마자 알파벳을 사용한 표기법은 있지만 이 경우 제대로 된 발음을 표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찌아찌아어는 주로 구어로 전해졌다.
하지만 바우바우시는 한국 학자들과 문화 교류를 통해 한글로 부족어를 표기할 수 있도록 한글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고, 2009년 '바하사 찌아찌아1'이라는 이름의 한글로 표기된 찌아찌아어 교과서가 도입됐다.
당시 한국 언어학자들은 한글의 소리글자 체계가 찌아찌아어 표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선전했다고 AFP는 전했다.
현재 바우바우시에는 학교와 거리, 정부 기관 곳곳에 찌아찌아족 언어가 한글로 표기돼 있으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생들은 한글을 사용해 찌아찌아어 교육을 받는다.
현지에서 한글 학교 교사로 일하는 아비딘(48) 씨는 찌아찌아어에는 로마자로는 표기할 수 없지만 한글로는 표기할 수 있는 소리가 있다며 "정확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용에 대한 비판도 있다.
인도네시아 사나타 다르마 대학의 언어학자 메훌리 페랑인 앙인은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사용하는 것에 "종족 언어를 보존하려는 치열한 열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인근 지역에서 사용하던 문자들이 있고, 이 문자들은 찌아찌아어와 언어적으로 더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며 찌아찌아어와 전혀 관련 없는 한글을 사용하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한글을 배웠다는 찌아찌아족 사리안토 씨는 "찌아찌아족 사람들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찌아찌아어 사용을 주저하곤 했다"며 한글 도입으로 찌아찌아어 보존을 위한 새로운 담론이 생겼으며 찌아찌아어가 세계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1만7천개가 넘는 섬들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는 1천300개가 넘는 민족들이 있으며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700개가 넘어 전 세계에서 언어적으로 가장 다양한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대부분 언어는 표기법이 없어 시간이 갈수록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부술라웨시주 바우바우시의 카르야바루 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칠판에 한글로 한국어 동요 가사를 적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