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군사 조직 대규모 확대…23개 지역 사령부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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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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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재정 부담 가중…군부의 민간 영향력 확대 우려"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인도네시아에서 군 출신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지난해 집권한 이후 군부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군사 조직도 대규모로 확대됐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군사 조직을 개편하면서 육·해·공군 지역 사령부 23곳을 신설했다.
육군은 믈라카 해협부터 파푸아 뉴기니와 맞닿은 동부 국경까지 자원이 풍부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에 6개 부대를 신설했다.
또 해군과 공군도 각각 14개와 3개 지역 사령부를 추가로 운영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반둥 인근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세계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며 "우리가 싫어하더라도 전쟁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는 어느 쪽도 편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런 이유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고 매우 강력한 방어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조직 개편으로 국경과 분쟁 지역에서 안보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프라보워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한 이후 늘어난 국방비와 군부 영향력 탓에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과거 수하르토 독재 정권 이후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로 군사 조직이 개편됐다고 짚었다.
전문가들도 이번 군사 조직 개편이 재정 부담을 더 키우고, 과거 수하르토 독재 정권처럼 군부가 민간 분야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968∼1998년 수하르토 독재 정권 시절 현역 군인이 정부 관료를 비롯해 주지사나 시장 등 직책을 맡았고 각종 국영 기업에서도 일하는 등 사실상 군부가 정부나 민간 기업을 장악했다.
수하르토 정권이 퇴진한 뒤 인도네시아는 민주화를 거치며 군법을 개정해 국방부와 국가정보국 등 일부 기관에서만 군인이 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옛 사위인 프라보워 대통령이 지난해 집권한 뒤 군인 신분으로 근무할 수 있는 국가 기관이 늘어나는 등 다시 군부 영향력이 커졌다.
올해 인도네시아 국방비도 초기 배정액보다 50%나 늘어난 152억 달러(약 21조1천억원)로 추산됐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수하르토 정부에서 특수부대 사령관으로 복무하며 파푸아와 동티모르 등에서 반정부 세력을 강경 진압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납치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son@yna.co.kr